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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 경영

Start-up 경영전략 (4) - 데이터 분석의 원칙과 기본적인 Framework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데이터 기반 경영이 더욱 각광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스타트업들이 일반적이고 피상적인 데이터 분석만을 수행하여 회사의 목표와 달성 과정을 명확히 Tracking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다양한 회사들을 만나뵈면서 느낀점과 컨설턴트 생활동안 겪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을 위한 Metric은 어떻게 구현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 해 보았습니다.

1. 올바른 분석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많은 회사에서 다운로드 수, UV, ARPU 등 일반적으로 업계에서 통용되는 몇 개의 지표만을 Tracking 하는데 이 또한 도움을 주지만 많은 경우 이 정도 만으로는 회사의 현재 상황을 충분히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또한, 심한 경우 오히려 회사의 현재 상황에 대한 잘못된 가이드를 주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Lean start up의 저자 Eric ries는 이를 'Vanity Metrics'라고 표현했는데요, 말 그대로 일면 회사의 급속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하지만 실상 회사의 본질적 경쟁력을 나타내고 있지는 않은 Metric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다운로드 수가 많다는 것은 자사의 App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거나 마케팅이 잘 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Retention rate 이나 Paying rate이 없다면 공허한 숫자놀음일 뿐입니다. 회사의 전략과 Align 되어 있는 핵심적인 역량을 반영할 수 있는 지표를 집중적으로 Tracking 하여야 합니다. 

사실, 올바른 데이터 분석의 출발점은 회사의 현황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가지는 것이고, 지속적으로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수치적으로 분석하는 것 입니다. 이러한 습관과 기본적인 Skill 만 갖추어 진다면 어떠한 상황에 대해서도 수치적인 분석을 수행하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고 방식으로 바탕으로 회사의 목적과 형태를 반영한 Customized 된 Metric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단, 처음부터 자기 회사만의 Metric을 직접 디자인 하기에는 자신감도 없고 어려움이 따르므로,  처음에는 아래 제시하는 두 가지의 분석만 확실하게 수행하셔도 회사의 상황 파악과 운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두 가지는 Funnel analysis와 Value driver analysis 입니다

2.1 분석 Framework 1: Funnel analysis

Funnel analysis는 소비자가 서비스 안에서 겪게 되는 단계별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한 Tool 로서 이전부터 마케팅 회사나 컨설팅 펌 등에서 많이 사용되어 오던 것으로 Start-up 생태계에서 다양한 변형된 형태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Funnel 분석은 아래와 같은 순서로 수행하면 됩니다. 

Step 1: 서비스 상에서 소비자들의 구매에 이르기까지의 행동을 정의하고 이를 Funnel 형태로 구분한다

Step 2: 각 Step 별 인원수를 Tracking 하고 Step 과 Step 사이의 유출률을 계산한다

Step 3: 가장 유출이 심한 부분이 어디인지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원인과 개선책을 생각해본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현재의 회사 상황과 개선 방안에 대한 다양한 Insight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스타트업에서 녹음과 코칭이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온라인 자동 보컬 트레이닝 서비스를 런칭했다고 생각 해 봅시다. 홈페이지에 방문하면 무료 Trial이 있고 마음에 들면 회원 가입 후 3개월 회원권을 10만원에 구매하여 사용하는 서비스라고 가정합시다. 회사는 K-Pop 스타 열풍에 편승하여 2012년  매출 100억을 목표로 잡고 VC로부터 2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여 전면적인 광고 켐페인을 벌일 예정입니다. 3개월에 10만원 이니까 10만명만 회원으로 유치하면 되겠네요. 회사는 요즘 100만 다운로드 앱도 수두룩하고 청소년 희망 직업 순위 1위가  연예인이라는 점을 감안 할 때 10만명 모으는 것 쯤은 일도 아니라며  의욕적으로 배너광고와 오프라인 광고를 수행합니다. 

하지만, 만약 럭키짱이 돌아온다면 어떨까?......가 아니고 Funnel analysis를 수행해 보았을 때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면 어떨까요?  

Funnel analysis 예시

이 홈페이지는 5월 첫째주에 10만명이 방문했고 이 중 무료 Trial을 7만 6천명이 수행하였으며 이중 851명이 결제했네요. (재구매율은 즉시 확인되는 지표가 아니고 회사 Product의 이용 기간이 모두 지난 후 측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10만 회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번 방문 한 사람이 다시는 안온다고 가정했을 때)무려1200만!! UV 가 있어야 합니다.  '10만 회원' 은 별거 아닌 목표인 것 같지만 '1200만 UV'는 엄청난 수치라는 것이 피부로 느껴집니다(참고로 티켓몬스터 회원 수가 약 300만 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노래 잘하고 싶은 사람은 전부 우리 회사를 알고 홈페이지를 방문해야 한다는 뜻이죠 


그렇다면 이 사업은 매출 목표를 낮추던가 그냥 장사 접어야 할 까요? Funnel analysis를 한번 수행 하면 사업 개선을 위한 많은 Insight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문제점 및 해결책에 대한 토론과 Brainstorming을 통해 예시적으로 Trial 에서 회원 가입까지 연결되지 않는 이유를 나열해 보고 이에 대한 개선책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이러한 수치적 분석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생각 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대략적으로 나열 해 보면

-Trial이 기능이 너무 많다. 굳이 회원가입 및 결제를 안해도 충분하다
-반대로, Trial 기능이 너무 적어서 서비스의 매력을 느낄 수 없다
-Trial 가능 기간이 너무 길다. 소비자가 제품에 대한 흥미가 정점에 이르렀을 때 Trial이 만료되어야 하는데 계속 지속되어 Trial 만료 후에는 유료 결제 니즈가 약해진다 

-반대로 Trial 기간이 너무 짧아서 소비자가 효과를 제대로 느끼기 어렵다

-회원 가입 절차가 너무 복잡하거나 시스템 상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이러한 분석을 시계열적으로 수행하는 것도 좋습니다. 회사의 주요한 Event 가 발생하였을 때 각 Funnel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고민해 보는 것은 서비스 개선에 큰 도움이 됩니다. 


Funnel analysis excel template 예시

지표 개선에 대한 해답을 당장 찾을 수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분석을 통해 괜찮은 가설을 잡을 수 있고 Trial & Error를 통해 고쳐나갈 수 있다면 최소한 서비스 개선을 위한 좋은 실마리는 도출 해 낼 수 있다는 것이죠. 웹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에서는 꼭 한번 수행 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위의 지표는 여러분의 회사에서도 충분히 현실일 수 있습니다.

2.2 분석 Framework 2: Value driver analysis

회사는 매출과 이익이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많은 회사들이 연간 매출과 이익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러한 목표수치를 달성하기 위한 Driver를 세부적인 지표로 전환하여 Tracking 하게 되면 회사의 전략적 방향성에 적합한 목표 수립과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되며 회사 서비스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개선안을 도출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Value driver analysis는 아래와 같은 순서로 디자인 할 수 있습니다

Step 1: 회사의 존재 이유, 운영의 목표를 생각해 보고 이를 수치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최 상위 지표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Step 2: 최 상위 지표를 시작으로 세부적인 지표로 나누어 나가면서 이를 산수로 표현하고 구조화한다

Step 3: 이를 잠시 접어두고 회사 운영 상 중요하다고 생각되던 다양한 지표들을 Brainstorming 식으로 쭉 나열해보고, 위에서 만든 구조에 추가한다

Step 4:  이를 바탕으로 회사가 달성해야 할 구체적 목표와 책임자를 설정한다


예를 들어, 해비 메탈 매니아들을 위한 각종 악세사리를 판매하는 www.baekdusan.com 이라는 E-commerce site가 있다고 합시다. 해비메탈 뮤지션이던 CEO는 일단 생계 유지를 위한 이익을 남기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하시어 매출 10억, 순이익 1억을 최 상위 목표로 잡았다고 생각 해 봅시다. 제가 만약 회사의 COO 로서 회사에 Value driver 분석을 실시한다면 아래와 같은 Value tree를 만들 것 같습니다.  



Value driver 분석 예시


이익 = 매출 - 비용 이라는 단순한 식에서 출발하여 매출은 방문자 수 X 구매자 비율 X 객단가 로 정리하였고. 객단가는 인당 제품 별 구매 수량 및 구매 가격의 가중 평균치로 구해야 하므로 표로 표현하였습니다. 매니아적 취향의 사람들이 많은 만큼 객단가와 구매비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고 E-commerce의 비용구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운송비용을 줄이기 위해 1회 배송 당 제품 수를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여 중점적으로 관리해야 할 Key metric을 붉은색으로 표시하였습니다. 물론 여기에 더하여 보다 디테일한 수치 분석 및 시계열적인 분석이 있어야 겠습니다만 일단 이 정도 기본 구조를 바탕으로 분석을 수행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회사의 목표를 조금 더 디테일한 수준으로 정리하게 되면 두 가지 부분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첫 번째는 
(1) 보다 가시적인 목표 설정이 가능하는 점입니다. '매출 10억'을 목표로 하는 것 보다 '객단가 1.5배 상승, 이를 위해 품질은 뛰어나나 인지도가 부족한 악마 팔찌 판매 집중 강화' 라는 목표가 훨씬 구체적이고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목표 입니다. (2) 일에 대한 Ownership 을 더 강하게 부여할 수 있습니다. 매출 증대나 이익 증대는 회사 직원 모두의 목표이므로 자칫 목표에 대한 Ownership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반면 Value driver 분석을 통해 설정된 KPI는 좁게 정의된 만큼 책임자도 명확해질 수 있습니다. 객단가를 높이기 위해서는 악마팔찌 담당 MD의 분발이 필요하다는 것을 명확하게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 회사만의 분석 방법을 가지자


얼마 전 Techcrunch에 'Data driven decision for start up' 이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의 요지는 '아무리 단순한 모델이어도 직관보다 더 나은 결정을 내린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내용이나 그만큼 Data 분석의 힘이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글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에서 말씀 드렸듯 수치적 분석은 현상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이에 대한 원인을 수치적으로 파악하고자 노력한다면 다양한 분석을 창의적인 방식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분석이 쌓이면 쌓일수록 더욱 강력한 의사 결정의 Tool이 되는 것이고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미리부터 Data 분석의 유용성에 대해 자각하고 개발 초기 단계부터 다양한 수치 분석을 위한 API를 마련하시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Written by Hyunjong Wi

Senior Associate at Softbank Ventures, Ex-Business Analyst at McKinsey & Company. Twitter: @Jasonwi51

2013/4/14 : 위의 내용으로 Tide institute에서 준비했던 강연 자료도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