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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 경영

Start-up 경영 전략 (2) - 고객 Needs에 대한 고찰

앞의 글에서 기존 경영학계에서 정리된 전략 Framework의 Start-up 버전이 필요하며 이는 Start-up의 상황을 고려하여 보다 '단순하고' '실행 가능하며' '논리와 통찰이 조화'를 이루는 형태로 정리되어야 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일단 그 첫 단추로 '사업 진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고민해야할 사항'에 대해 정리해 볼 예정이며 오늘은 그 중 고객 Needs에 대해 고려해야 할 사항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Needs에 대한 고민 - '누구'의 어떠한 '근원적인' Needs를 해결하는가? 

과연 우리 비즈니스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인가?' 에 대한 고찰은 너무나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질문입니다. 필요한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업 계획이 고객 니즈를 만족시키지 못하거나 일부 고객의 특정한 편익만을 고려해서 고안되고, 고객의 근원적인 Needs를 생각하지 않은 체 만들어 집니다. 따라서 고안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추진할지 여부를 고민할 때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핵심 질문을 던져 보아야 합니다.

(1) '이 제품을 왜 사용하고자 하는가?'
(2) '이 제품을 우리가 상대하는 모든 소비자가 이용하고자 하는가?'

각각에 대해 알아보면.....

(1) '이 제품을 왜 사용하고자 하는가?'

왜 쓰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저를 찾아오시는 많은 분들이 '고객들이 이 서비스를 왜 쓰나요?' 라는 질문에 '재미있어서요','돈 벌라고요','편하니까요' 등의 1차원적인 대답을 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정도로는 부족합니다. 이 서비스가 고객의 어떤 Needs를 해결해주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이 필요합니다. 


한가지 첨언하자면, 흔히 서비스를 Painkiller와 Vitamin으로 구분하고 Painkiller인 제품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들 많이 말씀하시는데, 일리있는 말입니다만 요즘과 같은 시대에 그다지 어울리는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저는 Vitamin이 어떤 Vitamin인지를 깊게 고민하고 통찰하는 것이 이제는 더 중요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면

(1) Facebook

Facebook S-1 리포트에 보면 사람들이 Facebook을 이용하는 이유를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습니다


-Connect with your friend: Facebook을 통해 사람들과 관계를 맺음
-Discover & Learn: 내 주위에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발견하고 알게 됨
-Express yourself: User의 의견, 아이디어, 사진, 활동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림
-Control what you share: 누구에게 무엇을 공유할지를 잘 관리할 수 있음
-그 외 Experience Facebook across the web, Stay connected with your friends on mobile devices 



'관계를 맺고','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파악하고','나 자신을 표현한다' 라는 것. 사회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활동들이죠. 소셜 서비스를 왜 이용하는지에 대한 간결하면서도 통찰력 있는 정의입니다

(2) 게임 기획

개임 기획자를 위한 고전인 'The are of game design'에서는 게임 기획시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을 100가지(!!) 렌즈로 정리 해 놓고 있습니다. 이 중 하나만 예를 들어 보면


렌즈 5: 내생적 가치의 렌즈

이 렌즈를 사용하려면 게임 내 아이템, 물건, 점수에 대한 플레이어의 느낌을 생각해야 한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에게 가치 있는 것 무엇인가?
-어떻게 더 가치있게 만들 수 있을까?
-게임 내 가치와 플레이어의 동기 사이의 관계는 무엇인가?

게임 내 아이템과 점수의 가치는 플레이어가 게임에서의 성공을 얼마나 중요시하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반영임을 명심하라. 플레이어가 정말로 무엇을 그리고 왜 중요히하는지 생각함으로써, 게임의 개선점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위와같이 고민해보아야 하는 화두가 100가지나 수행해야 하다니 게임 개발자는 참 어려운 직업인 것 같습니다^^;; 여튼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이러한 다양한 인문학적 고민을 반복적으로 수행한다는 것이며 이는 비단 게임 뿐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서비스 기획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봅니다.


(3) Ovey(모바일 서베이 App)

요즘 언론에 많이 언급되는 Ovey에는 프로파일 설문항이 있습니다. 한 개의 기본 프로파일에 대해서만 응답을 마치면 본격적으로 설문에 참여할 수 있게 되는데요, 놀랍게도 기본 프로파일 이외의 추가 프로파일 설문(보상이 주어지지 않는)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가입자가 응답했다고 합니다. 사실 최근 이슈인 개인 정보 공개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는 매우 반대되는 현상이죠

위의 내용에 대해 IDincu 김동호 대표는 "일단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사회 현상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고 싶은 욕구가 있어서 공짜 설문에도 잘 응답을 한다. 그리고 한 화면에서 기본 프로파일만 완료 체크가 되어있고 다른것은 안되어있으면 그냥 왠지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완성시키고 싶은 느낌을 주도록 일부러 그런식으로 UI를 설계했는데 잘 먹히는 것 같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돈벌려고' 라는 단순한 Needs이외에도 서비스를 이용하는 다양한 Needs가 있다는 것이지요.


(2) '이 제품을 우리가 상대하는 모든 소비자가 이용하고자 하는가?'

이는 매우 기본적이지만 우리가 사업을 고안하면서 지속적으로 던져보아야 할 질문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 모두가 기본적으로 제품 및 서비스의 End-user의 관점에서 생각하려는 '관성' 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직 사업 경험이 없는 대학생 창업자분들의 경우 사업 계획이 지나치게 End-user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미 다들 알고 계시다시피, 인터넷/모바일 비즈니스의 고객은 대부분 End User + @ 입니다. 오히려 성공한 제품 및 서비스의 상당수는 End user 뿐 아니라 Retailer, 게임 Publisher, Contents provider등 '제 2의 고객'의 Needs를 더욱 잘 공략하여 지금의 위치에 이르렀습니다. 쉬운 예를 몇 개 들어보면..

-G-market 등 마켓플레이스는 구매자 뿐 아니라 판매자의 Need또한 잘 고려한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Smilegate 등 성공한 다수의 게임 회사들은 End-user 보다 중국 Publisher의 요구에 대한 지속적이고 끈질긴 대응을 통해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네이버 지식인은 지식을 검색하는 절대 다수 뿐 아니라 지식을 생산하는 Contents provider들에게 적합한 비 금전적 보상을 제공함으로서 서비스를 성공시킬 수 있었습니다.

결국 End-user가 좋아하면 모두가 좋아하는 것 아니냐? 라고 반문하시는 경우도 있는데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얼마 전 어떤 분께서 '모바일 쿠폰 솔루션'을 제안해 주신 적이 있었습니다. 프랜차이즈나 중 소형 업체들이 발행하는 쿠폰을 모바일로 발행해 주어서 사용자, 발행자 모두가 관리하고 사용하기 쉽게 해주자 라는 것이 핵심 가치였는데요, 과연 여기서 쿠폰 발행 업체들이 잘 관리되고 사용하기 쉬운 쿠폰 발행을 원할지는 잘 생각해 봐야 합니다. 커피빈이 왜 아직도 그 구시대적인 핑크카드를 쿠폰으로 사용할까요?

우리 모두 End user이기 때문에 사고의 균형을 잡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당장 저만 해도 투자 심의를 할 때 종종 이런 함정에 빠지고는 합니다. 이러한 사고의 편견에서 벗어나도록 이 질문을 의식적으로 던져보는 것은 우리가 고객 니즈에 대한 균형있는 시각을 가지는데 도움이 됩니다.

위의 두 가지 질문을 바탕으로

-우리 서비스가 고객 및 이해 관계자의 어떠한 근원적 Needs를 만족시키는지 모르겠다
-우리 서비스가 예상 고객 및 이해관계자의 Interest와 배치된다

라고 한다면 사업에 대한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한 상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이러한 고민을 통해 얻은 다양한 시사점을 향후 비즈니스 모델에 지속적으로 반영하여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통찰을 얻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고객의 목소리를 통해 생각하는 것 입니다. 팀원간의 토론보다는 실제 고객의 의견이 더 중요하고, 고객의 의견보다는 실제 Prototype을 이용한 실험 데이터가 더 중요합니다. 고객 Needs를 파악해 나가는 구체적 방법에 대해서는 나중에 한번 다루어 보겠습니다.

Written by Hyunjong Wi
Senior Associate at Softbank Ventures, Ex-Business Analyst at McKinsey & Company. Twitter: @Jasonwi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