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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 경영

Start-up 경영 전략 (3) - 시장 크기와 시장 구조에 대한 분석

앞의 글에서 기존 경영학계에서 정리된 전략 Framework의 Start-up 버전이 필요하며 이는 Start-up의 상황을 고려하여 보다 '단순하고' '실행 가능하며' '논리와 통찰이 조화'를 이루는 형태로 정리되어야 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일단 그 첫 단추로 '사업 진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고민해야할 사항'에 대해 정리해 볼 예정이며 오늘은 그 중 시장 크기와 시장 구조에 대해 고려해야 할 사항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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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Start-up의 사업 아이디어는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제품인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직 타겟 시장 자체가 명확히 정의되어 있지 않다 보니 시장크기 및 구조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고 오직 고객 니즈 관점에서만 사업을 구상하는 기업가 분들을 많이 보아 왔습니다.

사실 간단한 상식과 약간의 분석만으로도 시장 크기와 구조에 대한 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투자 유치시에도 이런 정량적인 Data를 제공하는 것은 사업의 가능성을 설득하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1. 시장 크기

많은 사업 보고서가 시장 크기에 대한 내용을 아얘 포함하지 않습니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시장이라 정확히 수치적으로 계산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포함 한 경우에도 직접 계산된 수치 보다는 관련 산업의 시장 사이즈 중 입수 가능한 수치를 포함한 경우가 상당수 입니다.(e.g.,프랜차이즈 매장용 음원 사업 제안서에 프랜차이즈 업 전체의 시장 크기와 성장성 자료 포함한다던지...)

하지만 시장 크기는 이렇게 퉁치고 넘어가기에는 너무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리 사업의 미래 모습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콰이어의 창립자이자 전설적인 벤처투자자인 Don Valentine은 "Our objective is always to build big companies — if you don't attack a big market, you're highly unlikely to build a big company."
 라는 말로 시장 크기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쉽게 말해 크게되고 싶으면 큰 물에서 놀아야 한다는 말이지요.

하지만 시장에 존재하지 않는 신규 서비스인 경우에는 어떻게 시장 사이즈를 알 수 있을까요? 사실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Don Valentine이 강조한 것 처럼, 우리가 최소한 우리의 꿈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정도의 큰 물에서 놀고 있는지를 체크할 수 있는 정도의  감은 아주 상식적인 계산만으로도 가질 수 있습니다.

방법은 아주 쉽습니다. 일단 (1) 시장 크기를 단순한 수식으로 표현하고 , (2) 수식의 각 변수에 대입할 수 있는 숫자를 구한 후, (3) 이를 다양한 Sanity check을 통해 증명하면 됩니다. 만약 '모바일 서베이 시장' 의 크기를 측정 해 보고자 한다면

(1) 단순한 수식으로 표현:

연간 모바일 서베이 시장의 수요 = 고객 수 X 고객 당 서베이 프로젝트 수 X 서베이 당 가격


(2) 참고 숫자의 수집:

-고객 수: 즉각적이고 저렴한 서베이를 사용하고자 하는 B2C 상품 및 마케팅 관련 부서 및 회사==>E-Mart에 입점하여 있는 공산품 종류 수==> 약 2~3만개


-고객 당 서베이 프로젝트 수: 일반적인 마케팅 프로세스 상 분기별 신규 전략 수립==>분기 당 1회, 연 4 회


-서베이 당 가격 : 일반 직장의 전결 금액 이하의 금액이면 부담 없이 결제 가능 ==> 50만원


==> 3만(고객 수) X 연 4회(고객 당 서베이 프로젝트 수) X 50만원(서베이 당 가격) = 6백억원 + 잠재 수요 @


(3) 다양한 Sanity check

-국내 1위 온라인 서베이 업체의 매출액: 약 130억원

-연 600억 매출 달성 시 패널 1인당 서베이 수
-해외 사례 등

이 숫자가 정확할까요? 당연히 틀립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씀 드렸듯이 우리 도전하고자 하는 문제가 어느 정도의 크기인지를 파악하는데는 충분합니다. 크게 연관 없는 리포트를 찾아서 숫자를 포함하는 것 보다 이러한 대략적인 추정이더라도 회사의 힘으로 스스로 해 보는 것이 시장에 대한 감을 잡는데도 더 도움이 많이 되고 외부 설득 시에도 더 용이합니다. 

또한 구체적인 시장 크기를 제시하는 것은 내부 구성원들의 동기 부여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또한 운영을 위한 구체적인 KPI 세팅 시에도 이러한 로직을 기반으로 디자인 할 수 있습니다.  


혹시 아직 우리가 공략하고자 하는 시장 사이즈에 대해 정성적인 '감' 만을 가지고 계시다면 꼭 한번 시도해 보시길 바랍니다.

2. 시장의 구조

시장 참여자가 누구인지를 잘 파악하고 이들간의 이해관계는 우리 사업의 향후 안정성과 이익율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드시 고민 해 보아야 합니다. 저는 아래와 같은 3 단계로 생각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Step 1 시장 구조 도식화:
시장 구조를 도식화 합니다. 일단 (1) 시장 참여자를 모두 표시하고 (2) 이들간의 돈의 흐름과 제화의 흐름을 표현합니다. 다양한 Start-up 들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도식화한 자료를 보면 여러가지 복잡한 내용들이 많은데 이 두가지만 확실하게 보이는 것이 생각을 날카롭게 만드는데 도움이 됩니다.

Step 2 핵심 자원과 이에 대한 우리의 협상력을 정리 : 시장 구조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있게 되면 누가 가장 중요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지를 생각 해 봅니다. 가장 좋은 것은 이를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죠. 예를 들어, 학원 사업은 스타 강사가 핵심 자원 인데 메가스터디는 CEO이신 손주은씨께서 엄청난 스타 강사셨죠. 하지만 이를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다면 우리가 이들에 대해 어느정도의 협상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잘 고민 해 보아야 합니다.

보통 검사장비의 경우 검사장비를 만들어 내기 위한 다양한 업체들과 완제품을 구매하는 삼성, LG 와 같은 대기업으로 시장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 (1) 장비가 성능을 발휘하는데 가장 중요한 핵심 기술 과 (2) 대기업에 대한 영업권 및 관계 입니다. 만약 우리가 핵심 기술과 영업권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우리가 이를 가지고 있는 업체에 대해 어느 정도의 협상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잘 생각 해 보아야 합니다. 특히 아무리 우리가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영업권이 없다면 그 기술이 정말 경천동지할 혁신 기술이 아닌 한 OEM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하나의 예로 모바일/인터넷 광고업의 경우 대형 광고주와의 신뢰관계가 절대적으로 중요한데 이는 여전히 업력이 오래 된 대형 광고 회사들이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모바일 광고 Start-up을 시작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핵심 자원 를 가지고 있는 대형 광고 회사에 대해 어떠한 방식으로 협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단순히 '좋은 광고 플랫폼'을 만드는것이 아니라 대형 광고 회사의 KPI와 의사 결정권자의 취향을 고려하여 이들에게 있어 우리가 대체 불가능한 광고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Step 3 경영 지속성 및 이익율에 대한 판단 : 핵심 자원을 가지고 있는 자와 이에 대한 우리의 협상력은는 결국 우리의 이익율과 경영의 지속성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협상력이 없다면 경영이 불안정해 지고 이익율 하락을 피하기 어렵게 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산업의 경우 대부분의 2~3차 부품 공급업체의 영업이익율은 5% 안팎이고 이는 보통 OEM 이나 1차 납품 업체에서 정해주는 숫자입니다. 핵심 기술이 없고 OEM과의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부품 업체들은 결국 이익율 압박 겪을 수 밖에 없고 심한 경우 제품을 수주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만약 시장의 구조 자체가 우리에게 불리한 상황이라면 아무리 우리가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충분한 이익율을 확보하기 어렵고 안정적인 경영 활동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비를 생각해야 합니다

마치며... 

오늘 글은 어찌 보면 투자자 관점에서 중요한 내용들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투자자들은 팀과 기업의 역량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시장의 잠재력과 우호적인 구조만으로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 사업을 가장 좋아합니다. 이 글에 나오는 여러 개념들은 이러한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질문들입니다. 
이러한 내용은 사업 진출 여부를 결정하는 기업가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가들이 사업 진출 전에 또는 사업을 운영하면서 이러한 시장 및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가능성 있는 사업에 도전할 수 있다면 기업가들의 소중한 노력과 시간을 절약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Written by Hyunjong Wi
Senior Associate at Softbank Ventures, Ex-Business Analyst at McKinsey & Company. Twitter: @Jasonwi51


P.S 위의 내용에 대한 강연 자료 첨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