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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경영

열정이 그냥 생기지는 않지요

어려운 시기여서인지 더욱 더 모두다 성공을 만들어내는 열정에 대해 논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훌륭하신 분들의 멋진 열정에 대해 들을 때 느낌은 어떤지.. 존경심도 들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마음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남의 얘기같고, 다짜고짜 열정만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대학 시절 저는 위와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어떻게 하면 나 자신을 동기부여하고 열정적인 삶을 살 수 있을지 늘 고민합니다. 확실한 건 마음만 먹어서 되는 일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이죠. 오늘은 제가 열정에 관해 평소 생각했던 내용들을 공유해 볼까 합니다.

                                              Billy Elliot의 한 장면, 열정에 관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중 하나

제 생각에 열정의 원천에는 크게 4 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1) 외부의 시선
: 우리는 이기기 위해, 또는 최소한 지지는 않기 위해 행동하고 아니면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합니다. '열등감은 내 열정의 원천이다' 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죠. 

(2)
보상: , 지위, 명예를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경우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월말에 일하기 싫다가 월급이 들어오면 새로운 한 달을 위한 각오를 다지곤 합니다.

(3) 재미: 뭔가 재미있으면 열심히 합니다. ‘재미란 흔하면서도 어려운 개념이죠. 대학생 때 너 좋아하는 거 해라만큼 저를 헷갈리게 하는 말은 없었습니다. 재미에 대해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흔히 재미는 좋아하는 대상 (예를 들어, ‘난 만화가 좋다’, ’난 광고제작자가 되겠어’)을 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제 생각에 재미는 목적보다는 과정에서 오는 것이고 일의 구조 (예를들어, 얼마나 자주 보상이 이루어지는가? 내가 잘 하고 있는지를 그때그때 확인할 수 있는가? 방해 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가? 등등...) 에 상당부분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4) 이상: 이루어야 할 사명이 있을 때는 열심히 합니다. 우리는 때때로, ‘이 일은 내가 꼭 해야만 하는 것이다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종교 생활이나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시는 분 들은 그 활동을 자신의 사명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모두 우리를 열정적으로 만드는 동기들이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나만 있어서는 부족하다는 점 입니다. 단일 요소만으로는 지속적인 동기부여가 쉽지 않은데, 이는 각 동기요소가 가지는 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하나씩 살펴보면.....

(1) 외부의 시선
: 남들보다 나아지기 위해서만 노력하면 목적 없는 열심이 되고 소모적인 노력이 됩니다. 세상 누구도 어떠한 관점에서 보면 나보다 나은데, 이기기 위해서만 열심히 사는 것은 정말 피곤한 일입니다.

(2) 보상: 사라지기 쉽습니다. 월급 받으려고 일하면 월급 안주면 일 안하는거죠.

(3) 재미: 더 큰 성취를 위해 필요한 '재미없는 것들'을 간과할 수 있습니다. 좋은 연구자가 좋은 리더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재미있어 하던 것 들과는 전혀 다른 재미없는일 들을 해야만 합니다

(4) 이상: 실제 행동으로 연결되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먼 훗날의 일일수록 긍정적인 면만 바라봅니다. 그래서 꿈을 꾼다는 것은 대단히 중독적인 일이고 여기서 빠져나와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골치아픈 현실들을 마주하고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보면 우리가 진로나 직업을 고민할 때 흔히 듣는 말들-“너 좋아하는 거 해라”, ”큰 목표를 가져야 한다”,”돈 잘 버는 게 최고다”,”너가 남들보다 잘 하는 거 해야지”- 등등은 모두 일견 맞는 말이지만 모두 완전한 대답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단편적인 동기부여를 진리인 것처럼 말하는 것이 우리를 헷갈리게 하고 나를 열정이 없는 사람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반대로, 세상에 큰 변화를 일으킨 분들 대부분은 복합적인 동기에서 움직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 나름대로 한번 구분을 해보면….

외부의 시선+이상 스티브 잡스: 그에게는 영속하는 기업을 만들고 혁신적인 제품으로 인류를 이롭게 하고자 하는 원대한 이상이 있었죠. 하지만 이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자기 자신의 분신인 제품이 허접해 보이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했던 그의 성격이었습니다.

                                                                    스티브 잡스, 설명이 필요 없죠

보상+이상 손정의: ‘정보 혁명을 통해 인류를 행복하게 한다라는 확고한 이상과 신념은 어린 시절의 가난과 차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이미 엄청난 성공을 거둔 지금까지도 열정적으로 일하시는 것으로 보아 외적 보상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 보입니다만 확실한 건 그 시절의 각오가 없었다면 지금의 소프트뱅크도 없었을 것 입니다.

                                                    미국 유학을 결심하기 직전의 손정의 회장님

                                          현재는 일본 시가총액 3위 그룹의 총수이자 일본 최고의 부자

 
보상 + 재미 잭 웰치: 언제나 재미와 열정을 강조하는 잭 웰치 회장의 자서전에는 신입 시절 연봉에 대한 불만, 승진의 기쁨 등 외적 동기에 대한 이야기가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옵니다. 신나게 일하면서 사회적, 금전적으로도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지요.

                                                         잭 웰치 회장, 구조조정 얘기는 잠시 잊읍시다

재미 + 이상 리처드 브랜슨: 인생 즐기며 사시는 리처드 브랜슨 Virgin group CEO께서는 조만간 우주여객선을 띄우실 예정입니다.

                                                                   인생 즐기고 계신 리처드 브랜슨 회장

                                                                       조만간 우주로 가실 예정이시죠

열정의 엔진에 좋고 나쁨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금전적 보상일수도, 게임이 재미있어서 일수도, 사행성일수도, 남들을 이기는 쾌감일 수도, 원대한 꿈과 이상일 수도 있습니다. 위의 여러 사례에서 중요한 것은 나를 강하게 움직이는 것이 여러 가지 요소를 솔직하고 진술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는 것으로 보이네요.



Written by Hyunjong Wi
전 McKinsey & Company Consultant, 현 Softbank Ventures 책임 심사역.  Twitter: @Jasonwi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