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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경영

성공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다양한 회사를 검토하고 투자하는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일을 하다 보면 늘 '어떻게 하면 사업이 성공하나?' 라는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져보게 된다. 사실 성공은 사업 뿐 아니라 스포츠, 공부, 여행, 놀이 등등 우리가 살면서 수행하는 모든 목적 지향적인 활동에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조금 더 보편적인 의미의 '성공' 에 대해 생각 해 보면 사업의 성공을 위한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좋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대단히 주관적인 견해임을 미리 밝힌다)


성공의 정의와 5가지 기본 요소


 성공의 정의는 '목표한 바를 이룬다' 이다. 어떠한 활동이던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공통적으로 아래와 같은 5개의 요소가 필요한 것 같다. 


1. 목표(Vision) : 목표 그 자체

2. 전략(Strategy) :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한 다양한 실행 방안

3. 동력(Operation) : 다양한 실행 방안을 수행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열정과 에너지

4. 운(Luck) : 예상치 못한 변수

5. 규칙(Rules) : 반드시 지켜야 하는 법규, 도덕, 윤리


 게임을 하던, 스포츠를 하던, 사업을 하던 간에 위의 5 요소는 모든 목표 지향적인 활동에 적용된다. 아주 쉬운 예로, 만약 우리가 주말에 자동차 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 아래와 같은 요소가 갖추어 진다면 성공적인 자동차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 목표 : 일단 당연히 어디로 갈지를 정해야 한다. 자동차 여행인데 아이슬란드를 갈 수는 없으니 도착 가능한 곳 중에서 평소에 가보고 싶던 곳을 선택해야 한다. 특별한 목적지 없이 돌아다니다 보면 금방 지치게 된다. 


2. 전략 : 어떤 길로 가야 가장 빠르고, 즐겁고, 쉽게 도착하는지에 대한 계획이 필요하다. 경치도 좋고 막히지 않는 좋은 루트를 선택하여 가야 하며 출발 시간과 도착 시간을 잘 조절해서 교통체증을 피해야 한다. 


3. 동력 : 여행 가기 전에 기름을 만땅 채우고 가야 한다. 운전자는 전날 일찍 자고 중간중간 커피도 마시면서 부지런히 운전해야 빨리 도착할 수 있다. 가끔 운전 그 자체를 즐기는 드라이버와 함께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친구라면 더 빨리 효과적으로 운전 할 것이다. 


4. 운 : 만약 가던 길에 사고차량이 있다던지 하면 고통스럽다. 반대로, 여행 가는 날 우연하게 교통 사정이 좋으면 예상보다 더 빠르고 쉽게 도착할 수도 있다.


5. 규칙 : 교통 규칙을 지키면서 운전해야 한다. 교통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딱지를 떼기도 하고 심하면 큰 사고가 나기도 한다. 


 김연아 선수의 피겨 금메달도, 오늘 친구들과 한판하는 LOL 승리도 모두 위와 같은 프레임웍을 이용해서 설명할 수 있다. 성공의 5 가지 요소는 모든 목표지향적인 활동에 적용되며 이 다섯가지 요소를 잘 체크해나가면 목표를 관리하고 달성하는데 도움이 된다.


스타트업에 적용해보기


 사업도 일종의 목표 지향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5 요소를 활용하여 성공을 위한 조건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볼 수 있고 또한, 각각의 요소를 갖추기 위한 핵심 가치들을 함께 도출 해 낼 수 있다.  


1. 목표(Vision)  : 사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가 있어야 한다. 페이스북을 따라잡겠다는 목표보다는 좀 더 실현 가능한 목표가 필요하며 회사와 대표이사가 진심으로 원하는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여기에 창의성이 더해지면 더욱 좋다. 

(핵심 가치: 명확함, 창의성, 실현 가능성)


2. 전략(Strategy) :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실행 방안이 필요하다. 어떤 회사와 협업할지, 어떤 기능을 집중적으로 개발할지, 어떤 사업 마일스톤을 추구할지 등을 생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업 분야에 대해 깊이있고 충분한 지식이 있어야 하고,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사고력이 있어야 하며 불확실성 하에서 용기있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매일 매일 이러한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 

(핵심 가치: 지식, 사고력, 용기)


3. 동력(Operation) : 사업은 '실행하는 것' 이다. 많은 시간 일하고 순간순간 집중적으로 일하여 생산성을 배가해야 한다. 큰 일은 수많은 작은 업무의 합이며 작은 일들을 열심히 부지런히 집중하여 하나하나 해결 해 나가는 것 만이 큰 성취를 이루는 길이다. 

(핵심 가치: 많은 시간, 집중, 생산성)


4. 운(Luck) : 가끔씩 행운은 우리를 도와준다. 목표에 부합하는 외부의 기회에 늘 열려있어야 한다. 많은 행운은 인간관계에서 오므로 넓고 좋은 인간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핵심 가치: 외부의 기회, 인간관계)


5. 규칙(Rules) : 도덕적으로 올바라야 하며 법규를 지켜야 한다

(핵심 가치: 도덕, 법규)


 교과서적인 답변들로 보이기도 하지만 교과서 예습복습만 꾸준하게 잘 하면 서울대에 입학할 수 있듯이 기본적인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잘 관리하고 체화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5 요소의 관계


 내 생각에 5 가지 요소는 서로 조화되어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 이를 이해하기 쉽게 수식으로 표현 해 보면 대략 아래와 같지 않나 싶다. 


성공의 크기 = (목표 + 동력 + 전략) X 운 X 규칙(0 or 1)


 이 중에서 회사는 목표, 전략, 동력을 극대화하는데 집중해야 하는데, 중요한 것은 목표, 전략, 동력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상호 상승 작용이 있는 점이다. 좋은 목표가 큰 동력을 낳고 시행착오가 더 좋은 전략을 만든다. 반대로 최대 동력을 발휘하여 일단 전진하다 보면 목표가 보다 명확해 지기도 한다. 이 세 가지 요소의 시너지가 극대화되면 사업의 전진 속도는 점차 빨라지게 된다. 


 여기에 '운'이 곱해지면 폭발적인 성공이 일어나게 되는데 '곱하기' 이기 때문에 이전까지 확립된 목표, 전략, 동력의 크기가 성공의 크기를 좌우하게 된다.  '운'은 내 마음대로 찾아지지 않으며 우연히 행운을 만났다고 해도 해도 목표, 전략, 동력의 합이 작으면 소용이 없다. '운'은 내 마음대로 찾아지지 않지만 일종의 '운을 관리하는 자세' (특히, 1 미만이 되지 않도록) 는 필요한 것 같다. 외부의 기회 요인에 대해 늘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고 회사는 사업을 위기에 몰아넣을 수 있는 시장의 변화나 환경의 변화가 없는지 늘 살펴야하며 사업상 관계 및 임직원과의 관계를 늘 원만하게 유지해야 한다. 


 규칙은 0 또는 1인데 규칙과 규범을 지키면서 사업을 하지 않으면 자칫 모든것이 사라지기도 한다. 우리 주변에 수많은 예가 있듯이. 


성공은 종합 예술


 성공이란 위에서 보았 듯 여러 가지 요소들의 복잡한 상호 작용에 의해서 일어난다. 다시말해 '좋은 팀','좋은 문화','시장의 기회' 등등 스타트업의 성공에 필요하다고 일컬어지는 요소들은 사실 성공을 구성하는 세부 요소의 세부 요소일 뿐이다. 투자자들 역시 '똘끼있는 사람이 성공한다', '눈빛이 살아있어야 한다' 와 같은 단편적인 Myth 들, '좋은 대기업 출신 팀' 과 같은 백그라운드등의 단편적 요소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을 경계해야 하며, 보다,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 같다. 


 많은 경영 서적이나 자기개발 서적, 성공한 기업가의 인터뷰 등이 우리에게 주는 문제점은 꿈, 전략, 팀웍, 창의성 등과 같은 단편적인 요소들을 마치 성공의 유일한 비결인 양 얘기한다는 것이다. 물론 단순하고 강력한 메시지가 전달되어야 사람들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맞다. 아주 가끔은 한 두가지 요인에 의한 성공사례가 있을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보기에 그런 성공은 상당부분 아주 큰 '운'의 산물이므로 성공 자체는 축하할 일이나 연구의 가치는 없다. 정말 성공을 원한다면 단편적인 성공요인이 강조되는 사례를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기 보다는 성공의 이면는 훨씬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인들이 있고, 이 모든것을 높은 수준으로 추구해야 한다는 사실을 염두해 두어야 하는 것 같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 우리는 보통 손정의, 마크 주커버그, 스티브 잡스와 같은 거대한 성취를 거두신 분들의 원대한 '목표'와 '전략'을 칭송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가보기에 이러한 분들이 가장 남다른 점은 '목표'와 '전략' 보다는 '동력' 인 것 같다.  이들은 많은 시간을 일하며 업무에 집중하고 대단히 효율적으로 일을 한다. 큰 그림을 그리고 멋진 전략을 짜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짜 차이는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 인 것 같다.  엘론 머스크도 그러더라 "저는 정말이지 엄청나게 일을 많이 합니다" 라고. 


Written by Jason Hyunjong Wi
Senior Associate at Softbank Ventures